근대소설만 읽다가 현대소설인 지렁이 울음 소리를 읽었다. 내 나름대로는 잘 쓰여진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친숙히 누구나 생각을 가져 봤을 만한 소재 ‘현실 사회에 대한 거부’라는 소재와 인물설정의 구상이 특히 뛰어난 것 같았다. 또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체로 글을 써 편안하게 읽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인물에 의한 보여주기에 중점을 1 같다. 그래서, 인물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주요 인물은 세 사람이다. 주인공 화자인 ‘나’와 ‘나’의 남편, 그리고, 여고 시절 욕쟁이라고 불리던 국어 선생님 이 태 우, 이렇게 바로 세 명이다. 남편은 TV보기와 군것질 하기를 좋아하고 또 그것을 즐기고 안전한 직장이라고 하는 은행에서 일하고 승진하고, 자기 몫의 수익성이 있는 부동산과 건강한 자식과 아름다운 아내를 두고, 또 그것에 만족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인물로 세상살이가 행복하고 편안하다. 그러나, 화자인 ‘나’는 단것은 이나 위장을 상하게 한다고 해서 싫어하고, TV는 바보 상자라고 믿고 연속극을 퇴폐적, 단 세포적이라고 혹독하게 매도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불량식품, 부정식품, 살인가스, XX공해등 현대는 살기 힘든 시대라고 하고 세상에 대해 걱정이 많다. 주인공에게 반전을 기대하게 만든 여고 시절 욕쟁이 국어 선생님 이 태우는 현실 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현실에 안주하려 하지 않았던 인물이지만,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 현실과 타협하고 전에 그 패기 넘치던 모습은 사라진 인물로 주인공에게 기대와 두려움, 그리고 실망을 안겨주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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