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들어가면서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르만 헤세의 시에서 풍겨오는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의 고독한 시 안개 속에서에서 사람은 결국 누구나 혼자라는 말처럼 이 작품의 주인공 한스 역시 고독과 자아와의 싸움에서 비틀거리는 나약한 인간을 그대로 보여준다. 작가인 헤르만 헤세 또한 한스와 같은 삶의 길을 한 때 걸었고 그렇기 때문에 한스의 심리를 묘사하는 부분에서 매우 세밀하고 측은하게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나 역시 이 작품을 한 줄 한 줄 읽어나가면서 많은 부분 동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가엾은 한스로부터 나 자신의 모습을 놀라울 정도로 자주 발견했기 때문이고 그 결과로 드러난 한스의 죽음을 기꺼이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한스와 나, 헤르만 헤세 모두 홀로 태어난, 외로움을 등에 업고 세상에 발가벗기워져 내던져진 가련한 운명들이다. 너도나도 어떻게든 자신을 감추고 서로를 짓밟고 올라서야만 성공을 하고, 명예와 부를 축적하고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도 모른 채 그것이 분명 행복일거라 의심치 않으며 평생을 살고 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복의 정해진 루틴을 걸어나가지 않고 스스로 자아를 발견해나가면서 이것과는 다른 행복을 찾으려 조용한 몸부림을 치면 곧 패배자로 전락하고 만다는 세상의 불합리한 규칙을 이 책은 보여주는 동시에 은연중에 그것을 부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