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줄거리를 살펴보면, 주인공인 데이비드 폰더씨는 지금 삶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처해 있습니다. 예쁜 딸과 마음씨착한 아내가 폰더씨를 바라보고 있지만 실직이라는 현실이 폰더씨의 현 위치이며, 당장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야할지 전혀 알 수없는 상황입니다. 그는 간신히 임시직을 구해 일을 하지만 딸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병원에 데려가 줄 수도, 당장 집으로 달려갈 수도 없는 자신이 밉기만 할뿐입니다. 그런 처지를 한탄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차안에서 그는 문뜩, 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어지게 됩니다.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할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 그는 죽음을 결심하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조금 극단적이지는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 최근의 아버지들의 입장을 생각해 볼 때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뉴스와 신문에서 떠들어 됐었던 가장들의 죽음이 계속 떠오르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돼!”를 외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작 놀랐습니다.
이 책에서 폰더씨는 미리 계획하고 준비된 죽음이 아니라 충동적으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절박하게 죽음 앞에 선 그는 눈을 질끈 감고 차를 몰며 거세게 돌진합니다. 책의 앞부분에서 보면 폰더씨가 밑바닥까지 치닫는 부분이 절실히 묘사되어 있어서 이렇게 그가 죽음을 택할 때에 물론 정당한 행동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눈을 뜬 폰더씨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죽었어야 했는데 역사 속으로 타임캡슐을 타기라도 한 것처럼 환상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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