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비평] 미디어시티 서울 - 귀신, 간첩,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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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비평] 미디어시티 서울 - 귀신, 간첩, 할머니
대중과 아트, 여백에 관하여

사람들은 어느 예술가가 무한한 것에 눈길을
쏟고 있었다는 걸 생각지 않고, 그 예술가 자체를
자기네의 표본으로 목적으로 삼았던 것이다.
-밀레-

프롤로그 : 한 화가의 이야기

한 화가가 화폭에 자신의 생각을 담는다. 붓이 뻗어가며 생각도 같이 뻗어간다. 화폭에는 화가의 생각이 오롯이 담긴다. 화가는 완성된 그림을 보며 만족한다. ‘아, 내가 그리고 싶던 바로 그 작품이야.’ 화가는 이 놀라운 작품을 보며 두 번, 세 번 감탄한다. 감탄 끝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처럼 놀라운 명작을 나 혼자서 보아야 한다니.’ 화가는 결심한다. 그(혹은 그녀)는 자신의 명작이지만 이것을 기꺼이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한다. 화가는 누군가는 자신의 그림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온 세상에 자신만이 아는 놀라운 명작이 있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임에도 불구하고, 화가는 이 굉장한 작품에, 그리고 자신에게 쏟아질 찬사와 영광을 기대하며 대중들 앞에 아끼고 아낀 명작을 내놓는다. 그리고 그 순간, 명작은 빛을 잃는다.

대중과 아트 사이의 여백, 그리고 [귀신, 간첩, 할머니]

현대미술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사진은 서구에서 시작된 시각체계재현의 최종적인 귀결점을 우리 앞에 보여주었으며, 미술은 이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팝 아트. 추상주의, 미디어아트 등 단순히 현실의 재현이 아닌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자 한다.1)1) 박상우, 「크로노포토그래피가 현대미술에 미친 영향」, 『미술이론과 현장』 제17호, 한국미술이론학회, 2014, 95-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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