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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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나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나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 책의 제목을 듣고서 나는 저절로 ´어떤 내용일까´ 하는 의문이 떠올랐다. 어울리지 않는 듯한, ´감옥´과 ´사색´이란 두 단어 때문일까 아니면 ´사색´이라는 약간은 고풍스럽고 멋이 있어 보이는 단어 때문일까 나는 호기심을 가진 채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통혁당 사건 때문에 무기형을 선고받아 감옥에 20년간이나 있었던 신영복 교수가 감옥으로부터 보내온 편지들의 모음이었다. 나는 그의 글을 보고 감탄했다. 마치 흘러가는 물 속에 꿋꿋이 버티고 있는 바위처럼, 그의 생각은 주체성이 있었고, 그것은 그의 글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그의 글은 한결같이, 따뜻한 마음을 내게 전해 주는 것들이었고, 점점 기계화되어 가고 있는 이 삭막한 사회에서 잊혀져간 우리 고유의 정신들을 일깨워 주는 것들이었다.
그가 대전의 감옥에 있었을 때 쓴 글 중 ´두 개의 종소리´라는 글을 보면, 외래 문물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교회의 종소리와 우리 것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는 범종의 소리를 비교하고 있다. 그는 교회종은 높고 연속적인 금속성이고 새벽의 정적을 깨는 틈입자라고 했고, 범종은 나직막한 음성같으며, 적막을 심화시킨다고 했다. 이 두 종소리는 바로, 외래 문물과 우리의 문물이 공존하고 있는 나의 의식 속에 들려오는 두 개의 종소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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