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수학비타민 플러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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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수학비타민 플러스를 읽고
수학비타민 플러스를 읽고

수학비타민... 언뜻 들으면 고리타분함과 상큼함이 어색하게 결합된 이상한 단어다. 특히 나에게 수학은 듣기만 해도 저 뒷목부터 아려오는 불쾌감이 있는 단어인데, 비타민같이 듣기만 해도 귀가 청결해지는 단어와 결합하는 게 심히 거슬렸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고는 나는 세상 곳곳에 녹아있는 수학을 접했고, 이 책은 세상에 녹아내린 수학을 나에게 푹푹 떠먹여줬다. 나도 한 때 저자처럼 세발낙지가 발이 세 개라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저자는 국제회의에서 이 사실무근인 정보를 여러 사람들에게 전달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나는 책의 초입부터 실실 웃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국인도 잘 모르는 ‘세(細)발 낙지를 어떻게 외국인들이 알고 망신을 주었을까’ 라는 물음의 정답은 옥토퍼스(octopus)라는 영어에 담긴 숫자로 octopus에서 oct가 8을 의미하는 것처럼 숫자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서부터 발견할 수 있다. 수학에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는 경우도 있다. 그 사례로 13일 공포증과 수비주의가 있다. 서양에서는 13이라는 수에 배반과 불행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고, 특히 13일과 금요일이 겹치면 불길한 날로 여긴다. 기독교와 관련된 설이 널리 퍼져 있긴 하지만, 관련 없이 꽤 오래 전 그러한 관념이 형성되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서양에서는 금요일이 아니어도 13일만 되면 여행객이 줄고, 장사도 잘 안되며, 결근하는 직장인조차 있어 이로 인한 금전적 손해가 만만치 않다. 13일 공포증(triskaidekaphobia)이라는 정신의학 용어까지 있다고 하니 참 실소가 나온다. 설령 숫자에 정말 그런 뜻이 있다고 한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고, 소설 [신]과 같이 숫자에 뜻이 있다는 생각은 그 속에서 그쳐야한다. 숫자는 수학을 표현해내는 도구에 불과할 뿐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평소 무의식적으로 4시 44분이거나 버스 번호가 44번이거나 할 때 움찔하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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