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고 묻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과연 이 책에서는 어떻게 대답해 줄 것인지가 우선 궁금하였다. 책을 읽기도 전에 이 책은 어떤 큰 진리를 나에게 가르쳐 줄 것만 같아서 설레었다.
세미욘이라는 구둣방 주인이 있었는데 이 사람에게는 집도 없고, 땅도 없고 가진 거라고는 구두 만들고, 고치는 기술뿐이었다. 어느 날 교회 앞을 지나가다가 벽에 기대어 쭈그리고 앉아있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처음에는 그것이 시체인줄 알고 두려워서 그냥 지나치려고 하였다. 하지만 자신 속에 있는 양심의 소리를 듣게 되고 용기를 내어 다가가 보니 그것은 피부가 하얀 젊은이였다. 게다가 그 젊은이는 벌거벗고 있었다. 세미욘은 새 코트를 사지 못해 속상해하며 집으로 가던 길이었는데 젊은이가 벌거벗고 있어서 자신의 헌 코트를 벗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해다. 세미욘은 그 젊은이에게 자신의 옷을 벗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외상값을 받지 못하고 돌아온 남편이 한 젊은이까지 데리고 들어오자 세미욘의 아내인 마트료나는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젊은이의 착해 보이는 얼굴을 본 마트료나는 입이 절로 닫히는지 욕을 그만하고 얼마 남지 않은 밀가루로 빵을 만들어서 젊은이에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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