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수업을 듣기 전까지 한 번도 허위의식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어쩌면 나도 다른 현대인들처럼 물질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소유하려 하고 경쟁하는 삶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다.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 노자의 도덕경은 우리에게 욕망에 사로잡힌 인위의 삶에 대해 반성과 고찰의 기회를 준다.
노자는 소유와 무소유의 개념부터 우리의 인식을 전환하기를 희망한 것 같다. 도덕경 11장은 마치 우리가 생각지 못 했던 유와 무에 대해 발상의 전환에서 우리의 허위의식을 역으로 꼬집고 있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바퀴 구멍 하나를 둘러싸고 있으니, 바로 그 구멍 때문에 수레의 효용이 있다. 진흙을 빚어 그릇을 만들면 가운데 공간 때문에 집의 효용이 있다. 그러므로 ‘공간을 차지한 것’은 이로움이 되고, 가운데 빈 공간은 효용이 된다.”
무(無)는 ‘없음’ 즉, ‘비어 있음’을 의미 한다. 바퀴도, 그릇도 방도 그 가운데가 비어 있어야 제대로 사용할 수가 있다. 그릇이 그 가운데가 비어 있지 않으면 음식이나 물을 담을 수 없다. 그릇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 그릇은 이미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릇이 아닌 것이다. 없음(無)의 유용함은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것을 인식하는 사람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구분될 뿐이다. 본문에 언급되어 있는 것 외에도 그 예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림은 그림이 없는 여백이 있어야 그림으로서의 가치가 더해진다. 음악은 음이 없는 쉼표가 있어야 음악으로서의 가치가 더해진다. 문장은 단어가 없는 빈칸이 있어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해가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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