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팽창과 근대의 형성] 서구군대의 야누스, 질병 - 대항해시대의 전쟁과 질병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구군대의 야누스, 질병
-대항해시대의 전쟁과 질병의 관계를 중심으로-
1. 왜 전쟁과 질병인가
전쟁과 질병은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재앙들이었다. 이들은 인류의 역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또한 이들은 인류에 의해 사라져야 할 대상으로, 인류의 적으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이들이 인류에게는 극히 부정적인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자산의 저작 ‘총, 균, 쇠’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이들이 인류 문명 역사의 주역들이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천연두, 홍역 등의 전염병에 의해 아메리카 대륙의 아스텍 문명이나 잉카 문명은 심대한 타격을 입고 결국 멸망하고 말았고, 전쟁에서의 승리를 통해서 여러 국가들이 대제국을 건설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질병과 전쟁은 따로따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며 서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펠레폰네소스 전쟁과 ‘아테네 역병’이다. 역사가들은 아테네가 펠레폰네소스 전쟁에서 패한 원인으로 기원전 415년의 시칠리아 원정과, 바로 이 아테네 역병을 꼽고 있다. 역사가 투키디테스는 아테네가 페리클레스가 제안한 정책들을 효과적으로 실행했다면 아테네는 시칠리아 원정과 같은 실책을 거듭하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으리라고 이야기한다. 한편, 페리클레스가 바로 그 역병에 걸려서 쇠약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아테네 역병이 전쟁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1)1) 황상익, 『문명과 질병으로 보는 인간의 역사』, 한울림, 1998, p.59.
비단 이 경우 뿐 아니라 질병과 전쟁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존재해왔다. 그러므로 인류 역사의 중요한 주역들인 전쟁과 질병이 어떠한 관계를 맺어왔는지 살펴보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는 특히 대항해시대 시기에 질병과 전쟁이 맺었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해양팽창과 근대의 형성 - 기독교의 확산과 아메리카 원주민과 흑인 노예 해양팽창과 근대의 형성
I. 서론
인간의 물리적, 물질적, 정신적인 활동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정신 작용에 바탕을 두고 있다. 어느 공동체의 정신적인 활동에 바탕을 둔 문화는 인간 생활의 정신적인 측면이 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