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1866년)은 단순히 근대 소설사상의 걸작일 뿐아니라 세월이 가면 갈수록 점점 그 성가(聲價)를 더해 가는 문제작이다. 러시아 작가 도스또예프스키의 소설 중에서도 가장 저명한 이 소설에 대하여 아직까지도 작품 해석상 수많은 이견이 대립하고 있음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즉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 속에 담겨 있는 치밀한 구성,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의 병적으로 예민한 두뇌와 내면적 갈등을 그린 탁월한 심리 묘사, 선명하게 부각된 등장 인물들의 뚜렷한 개성, 그리고 숨막힐 듯한 긴박감으로 이어지는 장면 묘사, 주인공들의 갖가지 사상과 철학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뛰어난 문학적 표현과 이 소설 전체가 자아내는 진지하고도 침울한 분위기 등에 관하여는 이미 확고한 평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거기 담겨진 작가의 의도 즉 문학적 의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정설이 나와있지 않은 형편이다.
1866년 루스끼 베스뜨니끄(러시아 통보)에 처음으로 연재된 이 소설이 처음 단행본으로 출판된 것은 1867년으로 도스또예프스키는 잡지에 연재한 내용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여 6부로 나누고 에필로그를 붙였다. 이 단행본에는 문체를 수정한 곳도 있고 잡지에 발표한 원고와는 약간 다르게 고친 곳도 있다.
1870년에 나온 단행본은 보충이나 교정을 가하지 않고 잡지에 연재했던 그대로를 실은 것으로써 ‘도스또예프스키 전집’ 제 4권에 수록되었다. 이 소설의 원고는 일부만이 러시아 국립 도서관에 보존되어 있을 뿐 현재 남아 있지 않다.
[죄와 벌]의 구상이 처음으로 도스또예프스끼의 머리에 떠오른 것은 그가 옴스끄 감옥에 있을 때인데, [죽음의 집의 기록]에 ‘세상의 모든 것을 두려워 않는 사나이’로 그려지고 있는 살인범 오를로프가 원형이라니까 작가는 무려 15년 동안이나 이 소설을 구상해 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기는 처음 예정으로는 작품 길이가, 현재의 [죄와 벌]의 6분의1 정도의 중편으로서, 제목도 [참회]라 하여 일인칭 고백형식으로 서술을 진행시키려 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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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상문]죄와벌 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
그는 고민 속에 줄곧 이 문제를 자신에게 던져 보았으나, 이미 그때 강가에 섰을 때 자기 자신 속에, 그리고 자기의 확신 속에, 깊은 허위를 예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는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