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두려움이다. 개인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제일 정점에 오르는 때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위협이기 때문에 반대 기재로 삶에 대한 엄청난 욕망이 생겨난다. 이러한 두 가지 감정이 섞이면서 인간 내면의 새로운 잠재력이 급격하게 분출된다. 그러한 잠재력은 때로는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도 해결하는 의외의 결과를 낳는다.
인생을 때로는 전쟁에 비유한다. 그래서 전쟁에서의 전략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전쟁과 유사한 위기가 왔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길을 제시한다.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는 책은 다양한 전투의 내용을 분석하고 그 속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을 추출해 내고 있다. 물론 전쟁에서의 전략과 평화시의 전략은 틀리다고 말한다. 전쟁에서는 승리와 패배만 있지만 평화의 시대에는 승리와 패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쟁은 단기적이지만 평화는 지속적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전쟁은 파괴지만 평화는 생성이라고도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생은 전쟁까지는 아니어도 평화 시대에 얼마든지 급박한 위기의 시기가 있고 분명 그러한 상황에서는 전쟁에서 보여준 반전의 전략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저자는 크게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상황을 나누고 그에 따른 교훈적인 전쟁 이야기 25가지를 들려준다. 제일 첫 번째로 저자는 생각을 바꾸라고 말한다. 생각을 바꾸라는 것은 고정관념을 깨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평범한 시기에는 원래의 방법대로 일을 수행해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이 오면 기존의 방법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으로 상황을 역전시켜야 한다. 기존의 방법은 다른 경쟁 상대나 적들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평범함을 벗어난 새로운 전략만이 그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롬멜 장군의 크라곤자 산 전투를 예로 들면서 때로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적은 수의 인원으로도 훨씬 많은 적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저자는 변화를 이룰 때까지 계속 도전하라고 말한다. 전쟁도 시대에 따른 스타일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전쟁을 하는 방식은 세월이 지나도 왠만해서는 바뀌기 쉽지 않다.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도 그러한 과거의 방식이 그대로 답습되고 더 큰 피해를 야기하기도 한다. 저자는 남북전쟁을 예로 들면서 남북전쟁도 처음 전투시에는 고전적인 전투 방법을 따르면서 일직선상으로 선 상태에서 서로 총을 쏘면서 나아가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래서 많은 사상자를 냈고 전력에서 남군에 비해 떨어지는 북군에게는 계속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게릴라 전이나 숨어서 적을 공격하는 것은 비겁한 방법이고 전쟁의 룰을 어기는 것으로 여겨져서 한참 동안 그러한 방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쟁이 불리한 양상으로 바뀌고 계속해서 전쟁의 방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계속되면서 결국 게릴라 전술과 저격의 방식이 채택되었고 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하게 되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순간이나 기업을 경영하는 순간에도 항상 관습과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투쟁은 계속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 보다는 기존의 관습과 고정관념에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존의 것들을 유지하려는 힘이 강하면 새롭게 시도를 했다가도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혁신과 도약은 기존의 것을 깨고 나왔을 때 이루어지고 저자가 제시한 전쟁의 사례에서도 동일한 모습을 보여준다.
세 번째로 저자는 실패를 거울로 삼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예로 드는 과달카날 전투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과달카날 전투는 일본의 점령지에 대한 미군의 첫 번째 공격이었고 그것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오스트레일리아와 남태평양 지역의 제해권과 제공권을 장악하고 일본 본토를 직접 폭격할 수 있는 사이판과 괌을 얻게 되는 시초가 된다. 과달카날 전투의 핵심은 일본군의 사무라이 정신과 미군의 분석 작전이 맞붙은 대표적인 전투였다는 것이다. 일본은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모하게 전투를 이끌었고 필요 이상의 소모전과 사상자를 내면서 미군에 승기를 내줘야 했다. 여기서 보는 것처럼 우리가 무언가를 할 때 단순히 정신력만 내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작전을 세우고 준비를 한 후 생각하면서 무언가를 진행하면 실수나 손해의 비율을 낮추면서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로 저자는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말한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서 우리는 아이젠하워의 이름만을 기억하지만 그 뒤에는 대규모 상륙 작전을 위한 준비 시설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노력이 있었음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감추어진 노력들과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한 팀워크가 있었기에 2차 세계 대전의 상황을 바꾼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말 큰 변화는 혼자서 이루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혼자서는 작은 변화만을 이루고 조직의 상황을 바꾸는 정도까지는 이루기 어렵다. 하지만 조직이 함께 유기적으로 팀워크를 발휘해서 움직이면 엄청난 힘이 생기고 그것은 조직 전체의 상황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명장의 리더십을 배우라고 말한다. 여기서 저자는 이순신 장군과 프리먼 대령과 같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구를 물리친 전설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너무 익숙하다.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프리먼 대령은 실전 경험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3연대를 이끌고 지평리 전투를 승리로 장식한다. 프리먼은 강인한 정신력과 뛰어난 판단력, 그리고 부하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졌던 것으로 평가 되었다. 즉, 본인이 최선을 다 해서 전쟁에 임했고 적재적소에 부하들을 움직여 판단에 대한 신뢰를 쌓았으며, 부하들이 자신의 소모품이 아니라 승리를 쟁취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동일한 명분을 공유한 동반자로 여겼다. 이처럼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에게 공동의 비전을 제시하고, 솔선수범해서 움직이며, 승리의 열매를 공유할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다섯 가지 큰 카테고리 속에서 이와 같이 다양한 전쟁 이야기를 통해서 저자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지혜를 알려 준다. 물론 이러한 카테로리의 제한을 넘어 각각의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다양한 교훈을 준다. 또한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겠다는 거창한 마음가짐이 아니더라도 인류 역사의 여러 전쟁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점에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평화의 시대지만 분명 전 세계적인 위기의 시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각각의 조직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노키아라는 거대 기업도 한 순간에 무너지고 도요타와 같은 급성장하는 기업도 한 순간에 휘청하는 때이다. 따라서 이러한 때 일수록 과거 전쟁이라는 위급한 상황을 극복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새롭게 상황을 역전할 수 있는 반전의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독후감, 감상문, 후기, 서평 4페이지 독후감
정체성
정체성은 좌표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에 의해 태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선택에 의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의 과정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이 정해진다. 정체성은 이 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