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에 나타난 신과 인간의 모습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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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에 나타난 신과 인간의 모습 고찰
일리아스에 나타난 신과 인간의 모습 고찰

1. 일리아스에 나타난 신의 모습

애당초 호메로스의 신은 세계를 움직이는 여러 무형의 힘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호메로스 이전에서부터 있었던 민속종교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신관이라 할 수 있다. 이 단계의 신들은 세계 밖에서 세계를 창조한 기독교의 초월 신과 비교하자면 여러모로 다른 성격을 지닌 이 세계 안에 내재하는 존재하는 점이 우리의 주목을 끄는 사항이나 그런 신이 초월신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는 아니다. 그러나 호메로스의 신은 신령스러운 무형적인 힘으로만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그들이 정작 여러 사건을 일으킬 때는 보다 뚜렷한 형태를 지닌 그것도 인간을 닮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범접 못 할 신령스럽기만 한 무형의 힘으로만 머물러 있다면 아무래도 인간과 밀접한 교통을 하는 데에 지장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해의 대상으로 뚜렷한 형태를 선호하는 희랍적 사유가 무형적인 신에서 만족할 수 없었던 배경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인격신이 등장하면서 설명을 요하는 여러 문제가 생긴다. 우선 대부분의 신들에게서 원래의 무형적인 힘으로서의 기능과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개체로서 존재하는 양면성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이런 양면성은 결국 아직 존재와 기능 또는 작용의 구분을 엄격히 하지 않은 단계에서 인격신이 나타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양면성 문제 못지 않게 우리를 당혹하게 하는 것은 완전히 사람을 닮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신들이 실제로 사건 현장에서 하는 행위이다. 이럴 때 그들은 너무나 자주 종교적 경배의 대상이라는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한다. 신들에게 이런 행위를 시키는 궁극적인 이유는 죽을 운명을 지닌 인간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가를 선명한 대비를 통해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일리아스』에서 나타나는 신들의 특징을 세 가지 반대 개념을 통하여 고찰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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