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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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재해석
임진왜란은 단순한 국지전으로 보기에는 그 규모가 상당히 크고 파급효과 또한 대단히 컸다. 당시 전세계에 30만 이상의 병력을 함대로 수송하여 험한 대한해협을 뚫고 나아갈만한 국력을 가진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또한 다채로운 화약무기를 이용할 기술을 가진 나라도 드물었다. 한편으로 이 전쟁은 16세기 전쟁 중에 가장 규모가 큰 전쟁이기도 했다.
전쟁의 원인은 여러가지이지만, 거시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전쟁의 주된 원인은 당시 은을 본위화폐로 한 세계무역체제와 관련이 되어있다. 16세기 무역체제는 은을 매개로 전세계가 연결되어있었다. 전세계 은의 80%가 생산되는 남미에서 유럽으로 이동한 은은 각종 경로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들어갔다.
그 이유는 당시 중국이 세계적인 수출국가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비단, 도자기, 차, 향신료 등 각종 물산의 집산지였고,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었다. 세계 인구의 50%가 모여사는 엄청난 경제력을 가진 이 나라의 물산은 곧 전세계로 퍼져나갔고, 이 교역의 요체는 중국의 본위화폐인 은이었던 것이다.
한편, 동아시아 역내에서의 무역은 주로 명나라의 조공국인 조선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조선은 여진, 일본 등 중국과 직접적인 교류가 없는 국가들과의 교역을 대행해주면서 그 사이에서 막대한 중계이익을 챙기고 있었다. 특히 당시 세계 은생산 2위 국가였던 일본과의 교역은 조선에 막대한 부를 안겨주는 무역이었다.
일본이 15세기 이후부터 조선인들의 진출과 함께 은광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막대한 양의 은이 조선으로 유입되기 시작한다. 조선은 명나라의 비단이나 차, 도자기와 같은 고가의 상품을 일본에 판매했고, 그 결제대금은 모두 은으로 처리되었다. 한편, 여진으로부터는 양질의 말을 사들여 이를 명나라에 되파는 형식으로 양쪽에서 많은 중계이익을 얻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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