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경제는 해방 이래로 분단경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
데 남북한 각자가 나름대로 성장과 발전을 모색하여 왔다. 그러나 남
북한경제는 개발 초기부터 극단의 분단경제로서 막대한 규모의 분단
비용을 감내하여야 했다. 여기에서는 한반도가 반세기가 넘는 분단 속
에서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특징적인 경제구조를 개괄적으로 요
약 정리해 보도록 한다.
첫째, 한반도는 분단으로 인해 경제발전의 지역적 보완성을 상실함
으로써 비효율적인 중복투자를 초래하였다.
8.15 당시 남북한의 산업배치는 '남농북공'(南農北工)으로 불려질
만큼 특징적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북한지역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지
하자원과 수력자원을 이용한 금속 ․화학공업 등이 배치되어 있었던
반면, 남한지역은 주로 농업지대로서 경인지역에 약간의 경공업시설
이 분포되어 있을 뿐이었다. 따라서 남한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과
중간재의 상당량을 북한지역으로부터 공급받았으며, 북한지역에서 부
족한 식량은 남한지역에서 공급하는 등 일정한 정도로 지역적 보완관
계가 이루어져 있었다. 따라서 한반도가 분단경제가 아니라 단일의
일반경제였을 경우에는, 보다 빠른 기간내에 안정적인 경제발전 기반
을 구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한반도 경제는 남북분단과 더불어 이와 같은 지역간 보
완관계가 깨졌다. 북한은 직량 자급을 목표로 우전 먼저 부족한 경지
의 확장에 주력하여야 하였다. 그리고 북한당국은 분단 직후부터
'쌀은 공산주의' 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중장기 계획을 착수할 때마다
높은 알곡생산목표를 설정하였다. 이것은 북한이 남북간 보완성 상
실에 기인하여 식량 증산에 대한 집착이 유달리 졌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남한의 경우는 북쪽의 전력 및 원료 공급원을 잃게 됨으로써
산업부문에서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북쪽으로부터의 일방적인 송전
중단으로 말미암아 경인공업지대에서는 소요 전력의 약 70%가 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