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슬람 1천 200년 교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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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슬람 1천 200년 교류사
한국과 이슬람 1천 200년 교류사

文明 충돌론은 허구
‘문명충돌’이 21세기를 풍미할 것이라고 한 소위 ‘문명충돌론’의 요체는 8대 문명권(일본도 한 문명권) 가운데서 우리나라와도 오랜 만남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이슬람문명권과 우리가 포함된 유교문명권이 ‘문명충돌’의 주범이 될 것인즉, 여타 문명권들은 제휴해 공동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분히 문명을 정치적 시각으로 본 구미(歐美)의 안보관에서 출발한 이러한 억측과 주장은 좋게 말하면 몇 그루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일종의 편견과 단견이고, 혹평하면 역사에 대한 왜곡과 무지의 소치라고 할수 있다. 짧지 않은 중세시대에도 동·서방에 이슬람제국과 중화제국(당·송)이 그야말로 유아독존 격으로 병립하면서 주변문명들 위에 군림했을 때도 역사는 그 시대를 문명의 충돌시대로 판단하지 않는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20세기는 사상 초유의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겪은 ‘대재난’의 세기였다. 충돌치고 이보다 더큰 충돌이 어디 있으랴만, 그것을 문명의 충돌로 해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벙어리 대화’만 해오던 인류는 그 속에서 떳떳이 만나 나눔을 시작했고, 토인비는 그러한 재난의 출구를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문명의 생성과 공존에서 찾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역사상의 모든 충돌은 문명 외적이거나 비문명적인 요인들, 예컨대 유한(有限)일 수밖에 없는 정치적 제압이나 경제적 이권의 추구 등으로 인해 야기된 것이지, 결코 문명 자체에서 온, 또는 문명을 위한 충돌은 아니었다. 우리가 살아가게 될이 세기는 문명충돌의 세기가 아니라, 문명간의 공존과 대화, 이를테면 문명교류가 미증유의 규모로 확산되는 세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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