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인문학의 잠정적 종점
Ⅱ. 시학과 정보이론
Ⅲ. 리얼리티와 가상현실 사이
Ⅳ. 맺음: 새로운 문화통합
Ⅰ. 서론: 인문학의 잠정적 종점
오늘날 크게는 텍스트의 개념 좁게는 텍스트성(textuality)의 개념
은 그 어원의 선을 따라서 직포(織布)가 갖는 조직성에 환원될 수
는 없다. 신타그마의 횡적인 내지 선적인 엮음새마저도 일방통행으
로는 잡혀질 수 없다. 앞뒤가 교차되고 심지어 선적인 진행이라 해
도 나선형의 중첩된 진행까지도 또 단절로 매개된 연쇄까지도 이
횡적인 조직에 관여한다.
이때 앞뒤의 교차나 나선형의 중첩 및 단절로 매개된 연쇄 등은 직
접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이고 심층적인 텍스츄얼리티들이다. 그
것들은 미리 텍스트 안에 내재해 있다기보다는 읽는 이의 눈을 따
라서 활성화될 성질의 것이다. 이에서 텍스트의 횡적인 선분의 조
직에서도 하이퍼 텍스츄얼리티는 이미 문제될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 텍스트성에는 상하 수직의 계층성도 포괄된다. 상위
의 조직단위에서 최하위의 조직단위까지 여러 층을 이루고 있는 조
직이 텍스트성에는 개입된다. 이것은 텍스트의 또 다른 하이퍼 텍
스츄얼리티를 형성하면서 텍스트의 조직을 삼차원의 입체화하는데
관여하게 된다. 이 점을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텍스트를 이루는
기호들은 착종(錯綜)이라고 말할 수도 있게 된다.
하나의 텍스트가 직접 겉으로 온전하게 또 전적으로 드러내지는 못
할 이 착종스런 입체적 조직성이 하이퍼 텍스트라고 불려질 때, 이
눈에는 안 보이게 잠재해 있을 객체를 추적하고 기술해내는데 컴퓨
터가 <자동 읽기 체계>라고 명명될 만한 소프트 웨어로써 인간보
다 더 유효하고 신속한 기능을 발휘할 것은 의심할 나위 없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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