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의돈豚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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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돈豚총

돈(豚)

이효석

줄거리
주인공 식이는 종묘장에서 그가 정성들여 기른 암퇘지의 접을 붙이고자 무진 애를 쓰고 있다.
눈이 채 녹지 않은 종묘장 보리밭이 묘사되고 우리 밖 네 귀의 말뚝 안에 얽어매인 암퇘지가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유난히 소리 를 친다. 암퇘지는 아직 어린가 하면 그에 비하여 씨를 가진 수퇘지는 그야말로 비갯덩이처럼 살이쪘다. 말뚝을 싸고 도는 수퇘 지가 시뻘건 입에 거품을 품으면서 암퇘지에게 왁살스럽게 덮치나 암퇘지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전신을 요동하여 불이 잘 붙 지 않는다. 반 시간이 넘도록 수퇘지의 접근이 계속되나 일이 잘되지 않고끝내 육중한 수퇘지의 힘에 말뚝이 와싹 무너지면서 그 밑에 깔린 암퇘지는 말뚝 테두리를 벗어나 뛰어나가 버린다. 씨를 받게 하려는 식이의 바램이 제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이다.

어려서 안 되겠군.
종묘장 기수가 껄껄 웃는다.
황소 앞에 암탉 같으니 징그러워서 볼 수 있나.
겁을 먹고 달아나는데.
농부는 날쎄게 우리 옆을 돌아 뛰어가는 돼지의 앞을 막았다.
달포 전에 한 번 왔다 갔으나 붙지 않아서 또 끌고 왔는데요.
식이는 겸연쩍어서 얼굴이 붉어졌다.
아무리 즘생이기로 저렇게 어리구야 씨가 붙을 수있나.
농부의 말에 식이는 다시 얼굴을 붉혔다.
빌어먹을 놈의 즘생.

농부의 도움을 받아서 식이는 다시 한 번 그의 암퇘를 붙들어 맨다.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씨돼지가 '화차와도 같이 육중하게 말뚝 위를 엄습한다.' 둘러선 사람들은 잠깐 동안 침을 삼킨다. 그걸 보면서 식이는 그의 곁을 떠나 달아나 버린 분이를 생각한 다.
....
인문, 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