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와일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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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와일본사회
역사교과서와 일본사회

최근 일본에서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바로 역사교과서 문제이다. 한국의 언론이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듯이 지난 1982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 사건’이 다시 재현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교과서에 대한 검정권을 갖는 일본의 문부성(한국의 교육부에 해당)이 과거의 역사사실을 은폐, 축소, 왜곡하는 처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예전과 차이점이 있다면 검정 전에 정부측이 출판사들에 은연중 압력을 가해 ‘자발적으로’ 기술을 바꾸게 한 정도일까 2002년도부터 사용될 역사교과서가 검정을 받기 위해 현재 문부성에 제출된 상태이나 이미 그 내용이 현행 교과서보다 훨씬 후퇴한 것이 역력하다. 1997년부터 사용중인 교과서가 ‘종군 위안부’나 ‘난징 대학살’을 불충분하나마 기술하고 있지만, 후년부터 일본의 중학생들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 거의 실상을 알지 못한 채 지나칠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일본제국주의가 저지른 침략과 지배를 노골적으로 정당화하는 내용을 교육받을 수도 있다.
일본의 주도세력과 보수 우익 단체들이 그간 기울여 온 노력이 일단의 결실을 보기에 이르렀고, 일본사회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양심적인 지식인과 시민단체들이 당황해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하기는 작년에 히노마루와 기미가요가 일본의 국기와 국가로 법제화되었을 때 이러한 사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외국과의 전쟁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헌법을 뜯어고쳐 일본도 정식 군대를 가져야 하고 필요하다면 해외에 군대를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급류를 타고 있으며 일본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여기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일본사회는 총체적인 보수화를 향해 성큼 다가서고 있으며 작금의 교과서 문제는 그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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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