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서기원 (徐基源 1930~ )
1956년 단편 <암사지도>로 문단에 데뷔. 그 후 <음모가족(陰謀家族)>, <달빛과 기아(飢餓)>, <이 성숙한 밤의 포옹>, <전야제(前夜祭)>, <집자유(集自由)>, <사금파리의 무덤>, <이조백자(李朝白磁) 마리아상 (像)>, <치과(齒科) 나들이> 등 활발히 발표.
줄거리
미대생인 형남(亨男)과 법대생인 상덕(相德)은 전쟁 때 피를 나눈 전우였다. 상덕이 먼저 제대하고, 뒤이어 형남이 제대하여 그들은 또 길거리에서 우연하게 만나게 되었다. 형남은 당시 의지할 곳도 마땅치 않고 해서 상덕의 권유에 따라 그의 집에 기거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집에는 이미 윤주라는 여자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상덕이 극장에서 만난 여자로 어떻게 하다 보니 아 주 상덕과 살게 되었다고 했다. 그로부터 이 세 사람 사이의 묘한 관계는 벌어지는 것이다.
상당기간을 지내던 형남이 극장의 광고판을 그리는 직업을 갖게 되어 밥값이나마 보태게 되었다. 그러자 이번엔 공요롭게도 상 덕이 그가 다니던 학관이 폐쇄됨에 따라 직장을 잃고 집에서 놀게 되었다. 상덕은 그 후로 벌이는 아예 형남에게 떠맡기고 바둑 으로 소일하며 술주정을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런 상덕을 윤주는 대놓고 나무라지는 못하였으나, 점차 싸늘한 태도로 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상덕에 대한 윤주의 이러한 조심스러운 태도의 변화는 형남의 내부에 일종의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그것 은 한 마디로 막연한 욕망이었다. 이러한 형남의 심경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상덕은 형남에게 둘이서 윤주를 공유하자고 제 안했다. 형남은 처음엔 깜작 놀라며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고 펄쩍 뛰었으나 마음속으로는 은근히 바라던 바였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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