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알려져 있다시피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중인 소크라테스와 그에게 탈옥을 간청하는 크리톤(Kriton)과의 대화를 담은 크리톤편은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라고 말했다는 대화편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말은 크리톤편 어느 구석을 찾아보아도 없다.그것은 전적으로 와전된 것이다.그럼에도 그러한 곡해가 생긴 것은 아마 크리톤편에 나타난 소크라테스의 언행이 재판관을 향해 가차없이 신랄한 공격을 퍼부었던 변명편에서의 소크라테스와는 달리,국가와 법에 아주 유화적이고 공손하며 심지어 굴종적으로까지 비치기 때문일 것이다.사실상 이 대조적이고 모순적이다시피한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여러가지 논쟁과 해석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60년대 미국의 반전운동의 와중에서 한창 일던 시민의 법규준수의무논쟁과 관련하여,시민저항의 권리를 주장하는 입장과 법규준수의 의무를 주장하는 입장사이에서,하나의 소크라테스가 서로의 입장을 옹호하는 반대의 논거로 인용되면서부터 그 논쟁은 더더욱 분분해 졌다.소크라테스에 관한 연구가 일천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그와같은 문제의식하에서 크리톤 편에 대한 몇편의 논문이 발표되어,상식적인 수준에서 당연히 받아들여지던 곡해된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해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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