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이후로 국악 공연을 거의 처음 가다시피 했다. 고등학교 때 가끔 선생님의 권유로 국립국악원을 찾은 적이 있지만 그때는 국악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사실 관심도 없어서 지루한 느낌이 많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공연을 보면서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들을 적용해 볼 수 있었고, 국악을 좀 더 좋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처음 무대에선 수업시간에 설명으로만 들었던 편종과 편경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공연 전에 국악 박물관에서도 보았는데, 공연에서 연주되는 소리를 들으니 더욱 신기했다. 특히 편경은 돌인데도 두드리는 소리가 너무 맑고 깨끗했다. 편경에 쓰이는 돌이 아주 귀한 돌이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한편 기악 연주에선 ‘박‘이 많이 등장했는데 연주의 처음과 끝을 알리거나 음악의 흐름이 바뀔 때 사용되는 것 같았다. 박을 치는 사람이 연주의 처음과 끝에서만 움직이고 연주 내내 멀뚱히 서있는 모습이 조금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민요는 수업시간에 감상할 땐 소리로만 들었지만 공연에선 직접 민요를 부르는 사람의 표정이나 옷차림을 보면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처음 수업시간에 민요를 들었을 때 대중가요나 서양음악에만 젖어있던 나는 민요의 거친 소리를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민요에서 꺾는 소리나 길게 끄는 소리, 떨림 소리 같은 것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소리를 통해서 어떤 그리움의 정서나 우리만의 멋스러운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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