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는 하나님께 크게 쓰임 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도 한 때는 좌절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우리가 자신을 볼 때 좌절감을 느끼고 내 자신의 무능력을 한탄하듯이 그도 자신의 백성들을 바라보면서 심한 패배감을 맛보았습니다.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던 모세였지만 결국 도망자 신세가 되었고 이제는 미디안 광야에서 장인의 양을 치는 일개 목동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50대 중반을 넘으면 ‘나처럼 나이 오십이 넘은 사람은 별 쓸모도 없어’ 하면서 자신을 폄하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모세시대처럼 인간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던 시절에 모세가 나이 팔십이 되었다는 말은 노인 중에도 중노인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모세 자신도 시편 90편(모세의 기도)에서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라고 고백했습니다. 모세가 팔십의 나이에 광야에서 양을 치며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런 그에게 무슨 비전이 있겠습니까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남자 체면에 1,2년도 아니고 40년씩이나 처가살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자신감이 다 무너진 처지였지요.
그의 직업은 모래바람 이는 광야를 오가며 양을 치는 목동이었습니다. 양들과 함께 먹고 자는데 그에게 좋은 옷이 무슨 소용이며, 사막을 건너다니는데 그가 어떻게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겠습니까 피부도 검게 탔을 테고, 모래바람에 시달려서 푸석푸석한 얼굴하며, 기름기 없이 초췌한 모습은 어느 누가 봐도 역사에 기록될 하나님의 사람이 될 풍모를 찾아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이런 모세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이내 우리가 좀 더 낫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아무리 가난해도 지금 내 모습이 모세보다는 낫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