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부터 그랬다.
뭐든지 닥치고 나서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숙제이건 공부이건 미리 해야 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항상 벼락치기에 전날 밤을 새왔으니 말이다.
사실 이번 연극 레포트를 내 주실 때만 해도 ‘내가 언제 이렇게 연극을 보러갈 기회가 있을까... 이참에 많이 보러 다녀야겠다’ 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러나 막상 연극을 봐야지라고 생각하면 이것저것 할 일이 생겨나 시간이 부족해서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였다.
학년이 4학년이라 여기저기 면접 본다고 바빴을 때, 나에겐 서울을 가게 될 기회가 생겼다.
지방에서 가기엔 너무나도 먼 곳 이였기에, 나는 친구 집에 가기로 했다.
서울은 자주 가보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곳 을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친구는 학교를 서울로 갔기 때문에 여려 곳을 안내해 주었고, 난 아무래도 지방보다는 문화적으로 상위인 서울의 연극을 보러 가자고 친구를 괴롭혔다.
그 결과 친구는 한 소극장으로 나를 안내했다. 그래서 보게된 연극이 바로 ‘웃어라 무덤아’ 였다.
그 정도 규모의 소극장은 처음 가보았기 때문에 조금은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조그만데서 연극을 하면 배우들이 기가 죽지는 않을까...정말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면서 말이다. 무대도 이제껏 보아왔던 크기가 아니었다. 학창시절 운동장의 조회대를 연상시키는 크기의 조그만 무대....그리고 막을 내릴 수 있는 커튼 같은 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도대체 어떤 연극을 할 수 있을까 조금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웃어라 무덤아’를 보게 되었다.
‘웃어라 무덤아’ 에는 힘든 인생을 살아오신 할머니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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