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사지가 없다면 오직 몸통과 얼굴만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 존재하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바뀔까”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다소 이렇게 엉뚱한 질문과 씨름을 해대며 책을 덮었다. 아마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오토다케 히로타다처럼 오체가 불만족인 상태로 태어났다면 이 책의 제목부터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오체대만족’ 혹은 ‘난 사지가 없어서 행복했다.’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극소수에 속하는 팔이 달려 구부러지기도 하고 다리가 있어 걸어다니기도 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대부분의 사지가 없는 사람들이 “장애자”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다. 세상의 모든 길은 휠체어가 다니기 편하고.. - 아니 어쩌면 휠체어보다 더욱 좋은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 세상의 각 국 엘리트들은 사지가 없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고, 휴가철 해수욕시설이나 각종 레포츠시설들도 사지가 없는 사람 전용으로 갖추어져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지가 갖추어져 태어난 장애자들은 장애자 전용 이동수단이 아니면 원거리를 쉽게 이동하기도 힘들고 사람들의 무시 속에 쉽게 엘리트의 대열에도 들어갈 수 없고, 휴가 시즌이라고 해봐야 집에서 TV를 보는 것이 고작인 생활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이 그렇게 바뀌었다면 지금 나처럼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은 어떤 기분으로.. 삶에 어떤 희망과 재미를 가지며..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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