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실 사회주의 70년의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이제 그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듯하다. 자본은 전 세계를 하나로 통합하여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도 이제 이 자본주의의 규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어떤 것이 옳은가에 대한 고민은 어떤 것이 유리한가에 대한 계산 앞에 설자리를 잃는다. 이 자본의 시대는 결코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 대한 그 어떤 회의도 허용치 않는다. 다만 적응하느냐, 도태되느냐의 양자택일만이 존재할 뿐이다 .
현대사회는 강력한 다원화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부분들의 독립성이 강조되면서, 지역 간 블록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화, 지구화와 같은 세계적 추세로, 전 세계가 하나의 질서 속에 통합되어 가고 있다. 노동의 분업, 상품의 연쇄는 이제 일국적인 경계를 자연스럽게 무시하고 세계적인 차원으로 확대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 어떤 분야도 세계 속에서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으면 그 실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