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프랑스 혁명의 이상과 현실: 서론
<시대적 변화에 대한 다원적 해석>
자유․평등․박애. 이는 프랑스 혁명의 숭고한 이념이다. 이 이념으로 프랑스 혁명은 ‘위대한 전통’으로 창조되었고 이러한 위대한 혁명의 이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화의 진위에 대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 프랑스 혁명은 간직하고 싶은 신화였고 역사적인 진실을 탐구하는 것은 위대한 전통에 대한 배반이었다. 역사가들은 항상 동시대 사람들이 듣기 원하는 역사적 해석을 들려주었다. 국가가 존망의 위기에 있을 때는 혁명의 애국심이 적절한 주제였고,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는 사회적 평등의 혁명 이념이 경제적으로 부유해짐에 따라, 평등의 개념이 경제적 평등이 아닌 법 앞에서의 평등으로 강조점이 바뀌었다. 이 같이 혁명은 각 시대마다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재창조 되었고 앞으로도 시대적 분위기에 알맞게 재창조 되어갈 것이다.
<정통주의와 수정주의>
정통주의 학자들은 프랑스 혁명의 본질은 혁명의 개체적인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고 혁명의 이데아에 있다고 확신하였다. 왜냐하면 프랑스 혁명의 개체적인 현상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그 당시에나 지금에나 프랑스 혁명이 무엇을 의미하였고 어떤 것이었는지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수정주의 학자들은 이 세상에 본질이 개체적인 현상에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세상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이데아가 아니라 개별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정주의 학자들에게 프랑스 혁명의 본질은 혁명 중 발생했던 개별적인 역사적 사건에 있었던 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이상은 숭고한 혁명의 이데아를 제시 했으나 혁명의 현실은 기존의 이데아가 허상이었음을 보여준다. 곧 혁명의 이상은 현실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으며, 현실 또한 이상을 배척할 수 없다. 이처럼 수정주의와 정통주의는 어느 한 곳에 치우칠 수 없는 관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