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시대의 삼년상 기간은 27일이었다.
◉고려장은 실재하였나
우선 ‘기로(棄老)풍속’의 개념을 알아둬야 하는데 ‘기로풍속’이란 부족한 식량을 극복하기 위해 늙은 부모를 산중에 버리는 풍속이다.
우리나라에서 전해져 오고 있는 기로설화를 보자. 옛날에 노인을 산중에 버리는 풍습이 있었다. 어느 노인이 나이가 70세가 되자 아들은 늙은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산중에 놓아둔 채 돌아오려고 했다. 그러자 그를 따라 왔던 어린 아들이 그 지게를 다시 가져오려고 했다. 그 이유를 묻자, 아들은 ‘아버지가 늙으면 아버지를 버리려고요’라고 대답하였다. 이 말에 아들은 아버지를 다시 집에 모셔와 잘 봉양하였다는 설화이다.
이러한 풍속을 우리들은 ‘고려장(高麗葬)’이라 부른다. 그리고 고려장은 고려라는 말이 들어 있어서 당연히 고려의 풍습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로풍습은 고려시대만의 장례풍속이 아니었다. 굶주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늙은이를 버리는 상황은 어느 시기에나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노인을 산 속에 방치하는 것을 고려의 장례풍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근거 없는 오해일 뿐이다. 그러면 고려 사람들이 지내온 장례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화장이 주로 행해졌던 장례풍속
대체로 고려사회에서는 매장과 화장이 장례방법으로 행해졌는데, 간혹 풍장(風葬)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매장은 국왕과 왕비의 경우에 주로 채택된 장례방법이었다.
화장은 사찰 근처에서 이루어졌으며, 유골을 수습하여 사찰에 모시고 아침저녁으로 음식을 올렸다. 유골은 일정기간 동안 사찰에 봉안하였다가 땅에 묻는데, 사망에서 유골의 매장까지 걸리는 기간은 일정하지 않았다. 묘지명에 의하면 사찰에 봉안한 뒤 매장하기 전까지의 시기는 2~3년이 보편적이었는데, 짧게는 2개월에서부터 길게는 7년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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