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눈 앞에 둔 지금 구 소련의 분해와 동구권의 몰락으로 사회주의는 사실상 와해되고 인류가 현재까지 고안해 낸 것 중 최선책인 자본주의가 경쟁상대를 잃은 채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사적 소유권과 거래의 자유를 그 기조로 하는 자본주의는 그 장점에 못지않게 많은 폐단을 가지는 것 또한 사실인 것 같다. 부익부 빈익빈의 소득 분배에 있어서의 상대적 빈곤감과 노력하고 땀 흘리는 자가 보상을 받는다는 원래 취지와는 달리 현대 산업 문명의 엄청난 발달과 더불어 부=능력=인생의 목표가 되어 인간다운 삶의 영위라는 자유주의 이념과는 일면 모순되는 경향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어쩌면 고등 동물인 인간이 발견한 가장 그럴듯한 제도라고 평가받을 만하다.
‘지구촌’에 몸담고 있는 우리는 현재를 공유하지만 과거와의 관계를 이해할 때만이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거사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역사일테고 역사라면 흔히 정치사와 결부시키지만 일면 제한된 의미이고 인간이 집단으로서의 관계를 갖는 의미있는 일을 역사라 한다면 인간과 가장 밀접한 경제, 경제사를 살펴 보는 것도 뜻있는 일일 것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 우리는 일본에 대해 문화적으로 우월감을 느끼고 문화를 전수한 일종의 원류라고 위안삼기도 하고 일본의 여러 차례 한반도 침략에 따른 경계심을 가지기도 하는 등, 일종의 경쟁 상대로 느끼기도 하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의 거대함을 느끼게 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다. 섬나라 일본은 오늘날 최대 부국이다. 세계 최고의 채권국이고 해외 자산 보유국이다. 서구 문화가 범람하는 시점에서 우리와 유사해 보이는 일본의 경제적인 힘은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데 특히 이념이 사라진 시대에 있어서 그 경제력이 국가의 강약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나타나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의 원시, 고대,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일본을 이해하고 그럼으로써 우리 자신을 반성해 보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