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달려온 하루를 뒤돌아보며...
나는 문득 교실 칠판 위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태극기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몇 년 동안을 같은 공간속에 언제나 같이하고 있었음에도
나는 한번도 그 존재를 깊이 생각해 본다거나 한 일이 없었던 것 같다.
또한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읽게 된 백범일지라는 책으로, 그저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던 일제치하 당시 우리나라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가슴속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몸 바쳐 마음 바쳐 오직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싸우신 애국선열들의 뼈저린 서러움과 아픔... 그리고 그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함께 자리잡고 있었을 그들의 애국심까지도...
백범일지는, 김구 선생이 손수 쓴 유언적 자서전으로 그 시대의 배경이나 상황이 솔직하게 담겨져 있다. 김구 선생은, 1876년 8월 29일 황해도 해주부의 벽지인 백운방 텃골에서 가난한 농민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적 양반들의 멸시와 가난 속에서도 꿋꿋이 학문에 열중한 김구는 과거 응시 과정에서의 부정부패로 하여금 분노와 실망을 느낀다. 단지 신분의 높고 낮음 그 차이 하나만으로 부당한 차별 대우를 받아야만 했던 그는 그 것을 계기로 삼아 현실타파의 개혁 정신을 움트게 함으로서 혁명가 적인 사상을 갖게 된다.
나는 후에 김구선생의 비참한 형극 생활을 보면서, 일본에게 빼앗겨야만 했던 암울한 우리 현실에 대한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어떻게 같은 사람들끼리 그토록 참혹한 짓을 할 수 있는지에 의문이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더 믿을 수 없었던 것은 바로 그 속에서도 자신의 사상을 져버리지 않았던 애국선열들의 의지였다.
그게 만약 나의 일이었다면 죽음을 앞에 둔 시점에서 진정한 용기를 발휘할 수 있었을까 이렇듯 시작된 파란만장한 선생의 일생은, 오직 나라와 민족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으로 55 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