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전체가 주인공 ‘나’의 입장에서 매우 희극적으로 쓰여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읽고 나서는 유쾌함보다는 씁쓸함이 먼저 찾아왔다. 정확히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라는 제목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것은 즐거움보다는 힘든 삶을 살아온 아버지의 모습이 글에서 보일 것 같다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글 내내 ‘나’는 어릴 때부터 나이가 들어서까지 보아온 아버지의 모습을 매우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지만, 거기서 드러나는 아버지의 모습들은 그리 재미있지만은 않았다. 자식들에게, 가족에게 치이는 아버지의 모습과, 공사장에서 야간 방범을 하고 있는 모습. 주인공은 자신의 입장에서 아버지를 단순히 바라보면서 재밌게 묘사하고 있고, 내용 어디에서도 아버지의 고뇌하는 모습 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지만, 나의 아버지 모습과 겹쳐지면서, 글 자체에서 느껴지는 유머보다는 글 속의 아버지가 겪었을 법한 상황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얼마 전 ‘아버지’라는 소설이 널리 읽혀졌던 일이 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이 소설에서는 현대사회에서의 아버지의 모습이 잘 나타나고 있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과 어느 한곳에서도, 심지어 자신이 가장인 가정에서조차, 마음 편히 지낼 수 없는 불안함 같은 면을 그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이 글에서도, 그 책에서만큼은 아니지만, 형과 아버지의 대화,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 등에서 가족 내에서 멀게 느껴지는 아버지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우리 가족 내에서 아버지, 나의 아버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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