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후의 특색
지구 기후의 특색을 살펴보자. 태양계의 여러 행성 중 지구와 비슷한 행성인 금성과 화성과 비교해 보자. 금성 표면의 온도는 두꺼운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실 효과로 약 500℃ 정도에 달한다. 이와 같은 높은 온도에서는 물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미 수증기로 변해 증발해 버렸을 것이다. 한편, 화성은 희박한 대기 때문에 열을 차단하거나 저장할 수가 없다. 그 결과 낮에는 수십 도까지 올라갔다가 밤에는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져, 낮과 밤의 기온 차가 매우 심하다. 또한 물이 있었더라도 기압이 낮아 외계로 달아나거나, 일부는 지하에 얼음의 형태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물이 없어 건조하고 (dry) 뜨거운 (hot) 금성과 건조하고 차가운 (cold) 화성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한편, 지구는 어떠한가? 지구는 생명체가 존재하고 또 번성할 수 있는 충분한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다. 즉 푸른 해양과 적당한 대기는 기후를 습윤하고 (wet), 따뜻하게 (warm) 유지시켜 준다. 대기 중의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유해파를 막아 준다. 대기의 순환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실 효과로 지구 대기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일정한 온도로 유지되며, 해양은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이 된다. 따라서 지구는 태양계의 여러 행성 중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기적의 행성이다.
그림. 위도에 따른 열수지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자전을 계속하는 한, 지표면은 항상 태양빛을 받아 에너지를 얻는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는 태양이 방출하는 총 에너지의 10억분의 1에 불과하지만, 그 에너지는 기후계를 형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에 영향을 주는 근본적인 원동력이다. 대기 중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다양한 기상 현상은 기후계의 여러 요소들이 상호 작용한 결과이다. 지구상의 위도에 따라 지표면에 닿는 태양빛의 입사각이 차이가 나서, 적도 지방은 에너지가 남고 극지방은 에너지가 모자라게 된다 (그림). 만약, 대기의 순환이 없다면, 적도 지방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온도가 올라가고 극지방은 계속 온도가 내려 갈 것이다. 하지만 지구 규모의 바람에 의한 대기의 순환으로 열에너지가 고위도로 이동함에 따라 지구는 일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