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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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과 문학
공중전과 문학

사실 책을 고를 때, W.G 제발트가 누구인지,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인 공중전과 문학 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냥 인간의 전쟁사에 공중전이라는 것이 새로이 등장함으로써 문학계에 어떤 지평을 넓힌 것인가 라는 정도로 생각하면서 책을 집어 들었는데 생각보다 책이 어렵다. 아니 어렵다기 보다는 뭔가 우울하면서도 잘 이해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왜냐하면 어쩌면 나는 이 사건에 대해서 지극히도 외부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과 남한의 사이나, 일본과 한국, 중국과 한국 사이 처럼 당사국의 국민이나 여기에 깊게 관계된 사이가 아니고서는 잘 알기 힘든 감정들을 책을 읽는 동안에 받아 들일려니 꽤나 버거웠던 것 같았다.
W.G 제발트는 독일 문학계의 아웃사이더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취히리에 있었던 강연을 통해 전후 독일 문학계의 침묵에 대하여 독일의 원로 문학계 작가들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제발트는 제2차 세계대전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이 가능했는데 작가의 경우 전쟁이 그 기억에 거의 남지 않을 정도의 어린 시절에 일어났다. 그러나 연합군의 폭격이 후 폐허가 된 도시의 대한 기억은 이민을 간 후에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는데 그 후 작가는 일종의 내적망명 상태가 된다. 그는 같은 공간속에서 같은 사건을 공유하지만 사건으로부터는 이미 내적으로 멀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폐허를 떠올리며 냉정하게 말한다. 무엇이 독일 문학이 이 처참한 광경을 외면하게 만들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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