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또는 나라의 역사를 어떻게 볼 것 인가를 말하는 ‘사관(史觀)’은 역사의 흐름에 따라 주장과 논의가 전개돼왔다. 우리 학계에서 사관에 대한 논의는 일제시대 이후 ‘식민사관’과 이에 대한 저항과 극복의 사관을 정립하는 방향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선 식민사관은 일제의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일본의 관학자들이 연구한 것으로서 제국주의시대 약육강식을 합리화하는 이론이다. 이는 사회진화론에 근거한 근대화론과 맥을 같이하여 한국이 사회적으로 미발달상태이기 때문에 외부 힘에 의한 발전기제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크게 타율성론과 정체성론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식민사관은 일본과 한국이 유사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일선동조론’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을 분리하고 일본의 만주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한 ‘만선사관’ 등을 포함한 제국주의적이고 정치적인 논리였다.
특히 실증주의 사학에 힘입어 한민족의 신화와 설화 등은 역사에서 완전히 제외해 우리 역사를 일본에 비해 짧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 발전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왜소한 것으로 축소했다.
이같은 일제의 식민사관에 저항해 한민족 역사의 유구함과 민족문화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토착 지식인들은 새로운 사관을 내놓았는데 이를 민족사관이라 한다. 일제시기 민족주의 진영을 대표한 민족사관은 신채호, 박은식, 정인보 등이 대표적 학자이다. 이들은 한민족의 역사를 삼국시대로 설정한 식민사관을 극복하기 위해 민족의 기원을 단군 이전 시기로까지 거슬러올라간 상고사 정립에 주력하고 한민족의 역사적 무대를 한반도, 만주를 벗어나 중국 동북지방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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