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함’이란 단어에서 풍기는 매력에 서둘러 책장을 넘겼다. 특히, 저자의 프롤로그에 맘이 묶였다.
“자연스럽고 편한 사람,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화제가 없어도 긴장할 필요가 없으며, 같이 있으면 ‘그냥’ 좋은 그런 사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흥미 있어 하고 의지를 해도 편하고 그런 나를 의존적이라고 비난하지도 않는다. 간혹 내 부탁을 거절해도 섭섭해지지 않는 사람이다. 그 사람에게선 잘못을 지적받아도 비난 받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관심이 고맙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거리상 떨어져 있어도 그립긴 하지만 버림 받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나는 나대로 내 인생을 효율적으로 산다. 서로를 소유하려 하거나 간섭하려 들지 않는다. 서로를 믿고 그 인간됨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잠도 깊이 든다.” 란 글이었는데... 마치 대인관계에서의 유토피아를 발견한 듯 했다. 이런 사람이 있다면... 과거에 난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젠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누군가에게 이러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진정한 셀프(Self)가 아닌 페르조나(Persona)일 것임을 안다. 그것이 나를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는 것인가를 알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마음의 지하실, 즉 비의식 안에 숨어있는 갈등들을 과감히 찾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성급히 책장을 넘겼던 것 같다. 그리고 정리를 하며 나름대로 소제목을 달아 분류하며 감상을 적어내려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