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와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은 한국에서 각종 형태의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지만 왜 그러한 차별현상이 나타났는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체계적인 연구가 되어 있지 않지만 대략적으로나마 몇 가지 견해를 소개해 보겠다.
I. 민족주의와 국가주의
한국인은 왜 외국인을 차별하는가하는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이 얘기되어지는 것은 한국 사람들은 민족주의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중국대륙의 끝에 위치하여 다른 민족이나 인종과의 교류기회가 별로 없었고 오랫동안 단일민족국가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의 민족주의가 각별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근대에 들어서는 제국주의 열강들의 각축장과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한국 사람들의 타민족 배타주의는 더욱 농도가 짙어졌다. 그리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이 정치적 ․ 군사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자신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강조하였던 정치세력이 장기간 통치하였으며, 이에 따라 한국 사람에게 있어서 민족주의는 마치 최고 ․ 최선의 가치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민족주의는 우리와 그들을 구별하고, 우리와 다른 그들을 배척하도록 한다. 또한 민족주의는 자신의 가치관을 중심으로 다른 민족과 사회를 평가하는 민족중심주의를 조장한다. 민족주의가 지배적인 한국사회에서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와 객관적인 진리보다는 민족의 이익이 더 중요하고, 민족(전체)의 이름으로 개인과 소수집단의 다양성이 무시되며, 내부의 단결을 위해 외부에 대해 더욱 배타적으로 되었다.
게다가 한국은 몇 차례에 걸쳐 강대국의 침입과 지배를 받은 적이 있고, 최근까지도 주변강대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러한 타 민족에 의한 지배 혹은 통제의 경험은 한국 사람들에게 민족적인 열등감을 심어놓았다. 민족의 자존심을 손상당할 경우 민족주의는 자신보다 약한 집단을 찾아 화풀이를 하고자 하며, 그 결과가 현재 한국 사회의 소수집단이자 하층계급인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대우인 것이다.
이상과 같이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하여 외국인에 대한 차별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민족주의의 근간은 외부인의 배척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현상을 민족주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중국동포(조선족)와 같이 언어와 인종적 특징이 같은 사람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