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해결을 위해 구운몽이라는 책을 선정하기까지 꽤나 많은 고민을 했다. 고전문학이라는 구분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생각하면서 부터가 고민의 시작이었던 듯하다. 그러던 중 중학교 수업시간에 배웠던 문학작품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운몽이라는 작품이 생각났고 즉시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빌렸다.
- 수많은 시에 사로잡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수많은 시들이었다. 주인공 성진의 꿈속에서 양소유, 그리고 그와 인연을 맺은 여덟 여인이 주고 받은 시들은 글쓴이 김만중이 마치 옛 사람들이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 였음을 후손이 일러주기 위해 사용한 도구처럼 느껴졌을 정도였다. 이 시들은 한자로 되어 있어서 그 의미를 이해하는데 까지 시간이 걸렸고 정확히 이해하기도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설명없이 한자들로만 이루어진 시를 보고 그 사물하나 단어하나가 의미하는 바를 알아차리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는 주인공들을 생각해보니 주인공들이 대단하다는 느낌까지 받게되었다. 많은 시들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구절은 다음이다.
꿈속의 소유는 과거를 보러 가던 중 화주 화음현의 한 여인숙에 머물게 되고 그 곳의 정취에 반해 지어부른 「양류사」를 듣게 된 채봉과 인연을 맺게 된다. 소유를 보고 반한 채봉은 유모를 시켜 소유에게 「양류사」한 수를 전한다.
다락집 앞에 버들을 심었으니 樓頭種楊柳
낭군의 말을 매어 머물게 하려 함이라 擬繫郞馬住
그런데 어찌하여 꺾어 채를 만들어 如何折作鞭
채촉하여 장대 길로 내려가는가 催下章臺路
이를 전해 받은 소유는 크게 기뻐하고 즉시 편지지를 펼쳐 다시 시 한수를 지어 유모에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