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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서 유리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KCC도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묶여 26년간 기존 공장을 한 평도 늘리지 못했다. 생산물량이 2배 이상 늘어 11만평 부지에 최소 30% 이상 증설이 필요하지만 창고가 모자라 생산한 유리제품을 야적하고 있는 형편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를 놓고 정치.사회적 논란이 다시 벌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이닉스의 경우 이천공장 부지에 40나노급 생산라인을 증설한다는 계획이 정부로부터 퇴짜를 맞은 이후 충북 청주에 대체 공장을 건설,이천공장과 청주 공장으로 생산 현장이 이원화돼 버렸다.
KCC는 유리공장 5개 라인 중 2개는 내구연한에 이르러 2년 내 교체가 필요한데,공사기간을 감안하면 연내 허가가 나와야 2년 안에 건설이 가능하다. 1개 라인 건설에 1500억~2000억원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명분 탓에 4000억원 정도의 투자가 발목 잡혀 있는 셈이다. KCC 관계자는 신규 증설을 못한다면 기존 공장을 확장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줘야 하는 것 아니냐 고 말했다.
수도권 공장 규제로 인해 제때 증설을 못하자 아예 공장 문을 닫거나 중국 등지로 떠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반도체 회사인 미국계 페어차일드코리아는 경기도 부천공장 부지가 과밀억제권역이라는 이유로 증설에 제한을 받자 2001년 중국에 공장을 세웠다.
전지류를 생산하는 이천시의 엠피에스는 수년에 걸친 기술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개발했지만 1차전지는 수도권에서 할 수 있는 첨단 업종이 아니다 는 판정을 받아 증설이 가로막히자 폐업했다.
일양약품은 용인공장에서 5000㎡ 규모의 증축을 추진해 왔지만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 증설은 1000㎡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는 조항에 묶여 있다. 회사 관계자는 1000㎡로는 적정한 생산라인을 확보하는 데 턱없이 부족한데도 현실을 무시한 기준으로 허송세월하고 있다 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