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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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독후감]
숙취와 피로로 축 처진 일요일 오후. 뭔가를 역동적으로 하는 것은 힘겨운 일이지만 과제를 위해 키보드에 손을 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입니다. 의자에 ‘누워’ 등받이와 발을 올릴 수 있을 만한 곳 사이에 120도 정도의 각도를 정하고 천천히 호흡하며 흐린 눈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면 육체는 더 이상 시비를 걸지 않습니다. 숙취의 고통스러움은 보통 음주 이튿날의 격한 몸놀림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몸을 편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은 과제를 위해서나 건강을 위해서나 분명히 중요한 일입니다. 물론 과제를 하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의지겠습니다만 아무튼 이제 의지를 모아 과제 본연의 주제에 열중해보고자 합니다.
서사적 구성에 입각하여 제 어릴 적부터 살펴보면 아동기 시절에 저는 정말 대단히 순종적인 아이였습니다. 지금도 입버릇처럼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손 잡고 백화점 가서 이 자리에 꼭 서 있으라고 하면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꼭 서 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것 입니다. 대단히 순종적인 아이였습니다. 부모님의 교육과 훈육 방침은 허용할 수 없는 일을 자녀가 할 경우 매우 따끔하게 혼을 내는 스타일이었는데 제 성향이 순종적이었기 때문에 별로 혼나는 일 없이 하라는 일만 하고 하지 말라는 일은 하지 않는 그런 소극적인 태도로 혼나지 않으면서 자랐습니다. 그러다가 머리가 커지고 ‘거짓말’하는 법을 알게 되면서 부모님과 극심한 갈등을 일으켰습니다. 우리 가족의 가훈은 ‘정직’이고 부모님께서 솔선수범하셔서 자녀들을 속이는 일은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더욱 격렬했습니다. 제가 거짓말을 한 이유 중 하나가 부모님의 기대에 실망을 안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는데 이 기대에 대한 압박감이 어릴 적부터 상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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