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살을 구경거리로 변형시킨 그레뱅 밀랍 박물관은 밀랍 조형물
로 현실을 기괴하게 복제하는 재생산의 미학에만 전적으로 의존한 것은 아
니다. 이 박물관에 전시된 밀랍 인형들은 풍부한 오브제와 세부묘사를 통
해 친근한 삶의 이야기를 마치 '현실'처럼 보이게 한다. 그런데 왜 그레뱅
박물관은 이와 같이 모든 것을 사실처럼 보이도록 공을 들였을까? 그것은
실제로 흥미 있는 일상적 살의 재현물들을 '사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려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다. 진짜처럼 보이는 것을 고집함으로써 그
레뱅 박물관은 박물관으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그 정당성 덕택에 그레
템 박물관은 대중적 인기와상업적 이득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었다. 또한
당시 실제적인 싫을 3차원으로 재현할 수 있는 밀랍의 성질을 이용하여,
사실을 구경거리의 대상으로 만듦으로써 언론의 관심을 끌었고 많은 관람
객을 꾸준히 유치할 수 있었다.
사실 오락거리로서의 밀랍 조형물이 19세기 후반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
니다. 16세기 이후 밀랍은 해부학자들이 선호하는 재료였으며,18세기 동
안 밀랍 전시는 해부학이나 종교적 도상이라는 전형적인 사용법을 넘어서
당시 발흥했던 상업 영역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앙투안 브느와(Anto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