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언제부터 여성의 지능을 무시하기 시작했는지 오늘날에도 명확히 규정하긴 힘들다. 원시시대부터 아이의 탄생과 양육에는 여성의 손길이 필요했고 그래서 집안일은 여성의 몫이 되었다. 상대적으로 남자들은 사냥이나 외부의 공격에 대한 방어 같은 대외적 과제들을 떠맡았다. 이런 역할 분배는 고대문명 사회에서도 유지되었다. 시대가 흐르면서 성별차이에서 비롯된 역할 분배는 남성과 여성의 서로 다른 능력을 개발하는 데에 일조했다. 그런 가운데 문자는 대외활동과 관련해 생겼을 것이다. 효과적인 조직관리와 무역발달에 문자로 된 기록들은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제들은 남성의 일이었기 때문에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 문명에서는 남자들만이 쓰기, 읽기를 배웠다. 수천 년 동안 작용해온 이런 차별이 여성의 지적 능력을 과소평가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당시엔 누구도 알지 못했다.
2. 기독교적인 요인
기독교의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남자와 여자는 분명 신 앞에서 근본적으로 동등하다며 종교활동을 하였으나, 이후에는 오래된 편견을 받아들였다. 예를 들면 바울은 디모데에게 보내는 편지(신약성서의 디모데서)에 이렇게 썼다. “여자는 침묵하고 순응하며 배워야 한다. 여자는 스승이 될 수 없고 남자를 지배해서도 안 되며 오로지 침묵해야 한다.” 중세엔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가 이런 전통을 이어갔다. 그는 『신학대전』에서 “본래 여자는 남자에게 종속된다. 왜냐하면 남자가 이성적인 결정 능력이 더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성의 정신적 능력을 얕보았기 때문에 중세에는 대학이 설립되었지만 여자들에게 입학이 거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