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를 겪은 이후로 한국의 조직들은 비용절감의 수단으로 구조조정과 함께 보상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해 오던 연공급시스템을 개선하거나 서구형 임금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안정적인 조직환경 속에서 고성장을 해오던 한국 조직은 종신고용을 전제로 순환보직, 엘리트주의와 성차별을 토대로 기술이나 기능의 진보나 숙련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비례하여 상승한다는 가설을 수용하였고 그 결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호봉이 오르고 임금이 상승하는 연공급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화된 경제상황에서 한국의 조직들은 성과중심의 임금시스템을 유지 발전시켜온 서구의 조직들과 경쟁하게 되었고 비용 효율성이나 동기유발이라는 측면에서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필자가 경험한 많은 기업들의 실무자나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컨설턴트들은 서구의 임금시스템이 대단히 합리적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은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최근에 일본의 한 기업은 서구형 임금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하다가 조직의 문화적 특성과 적합치 않아 다시 연공형 임금시스템으로 변환시켰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이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조직에서 성과중심의 임금시스템은 이제 대세가 되고 있다.
문제는 상황이나 직무나 직위, 인력유형, 노사, 부서별로 많은 이해 상충이나 상이한 견해가 있는 듯하다. 조직이 처한 경제적 환경이 어려운 경우 성과보상시스템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다 환경이 호전되면 기존의 시스템도 괜찮지 않느냐는 주장이 나와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곤 한다. 결국 전문적인 지식이나 높은 성과를 내는 핵심 직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다른 구성원 집단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