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4년 미국 중서부의 미주리의 농가에서 태어난 트루먼은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해서 열세 살 때 마을도서관의 책을 모두 읽었다고 한다. 중학생 시절부터 돈 벌며 공부한 그는 대학에 가기 어려워 사관학교를 지망한다. 그러나 눈이 나빠 좌절되자 철도회사에 들어간다. 그 후 할머니 소유 농장을 맡아 일하던 그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며 전장에서 돌아와 사업에 손댔다가 실패하고는 1922년 선출직 지방행정관 격인 지방판사로 뽑힌다. 이후 연임하여 서민대책에 힘쓰던 트루먼은 1934년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출마하려다 좌절하나 뜻밖에 연방상원의원 민주당 후보공천을 얻어 당선된다.
2. 트루먼과 루즈벨트
트루먼은 1944년 말 루즈벨트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이 된다. 대통령에 네 번 뽑힌 루즈벨트는 임기도중에 죽어 신화가 된다. 그의 죽음으로 부통령 82일 만에 트루먼은 대통령에 오른다. 루즈벨트는 동부의 특권층, 트루먼은 중서부의 서민층 출신이다. 루즈벨트는 최고의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온 데 비해, 트루먼은 고졸이 학력의 전부다. 루즈벨트는 평생이 정상을 향한 준비였던 데 반해 트루먼은 이와는 인연이 먼 변방정치의 산물이다. 트루먼은 루즈벨트의 그늘에 가릴 처지였다. 강박관념이 컸고 홀로 서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작은 인물로 비칠 줄 알면서도 위상에 집착했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역사책과 전기를 즐겨 읽은 트루먼으로서는 역사는 ‘지혜의 보고’다. 그에게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기들이 처한 상황을 ‘새로운 것’으로 여기지만 실은 역사 속에서 비슷한 형태로 여러 번 나타났던 것이라고 한다. 국가지도자가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자기나라뿐 아니라 위대했던 다른 나라들의 역사도 알고 지혜를 얻어야 한다고 본 그는 대통령으로서 일하면서 자주 역사에서 유추하고 현실에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