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의 단편소설 달밤은 1930년대 서울 성북동을 배경으로 주인공 황수건을 동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소설 속의 서술자 나와 우둔하고 천진한 품성을 지닌 남자로 학교 급사, 보조 신문 배달원, 참외 장사 등을 하지만 제대로 하는 것이 없어 모두 실패한고, 끝내 아내마저 도망가자 달을 쳐다보며 우수에 젖는 주인공 황수건을 통해 각박한 현실에 부딪혀 아픔을 겪는 못난이의 삶의 모습, 모자라지만 천진한 인물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나타낸 애상적인 느낌의 소설이다..
소설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성북동으로 이사 온 나 는 시냇물 소리와 쏴아 하는 솔바람 소리 때문에, 그리고 황수건이란 사람을 만나고부터 이곳이 시골이란 느낌을 받는다.
우둔하고 천진한 품성을 지닌 황수건은 아내까지 거느리고 형님의 집에 얹혀살면서 학교 급사로 일하던 중 일 처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쫓겨난다. 그는 현재 원(정식) 배달원이 떼어 주는 20여 부의 신문을 배달하고 월 3원 정도의 보수를 받는 보조 배달원으로, 그의 유일한 희망은 원 배달원이 되는 것이다.
그는 나 와 가깝게 지내면서, 집을 구하는 것에서부터 우두(牛痘)를 맞지 말라, 개를 키우지 말라는 등 여러 가지 실속 없는 참견을 한다. 그러나 그의 순진한 성격을 아는 나 는 그의 참견을 끝까지 받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