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용의 대표적인 단편 소설이자 풍자소설인 꺼삐딴 리는 해방과 6·25를 전후한 1940∼1950년대 북한과 남한을 배경으로 시류와 타협하면서 자신의 안녕만을 위해 변절적으로 순응해 가는 기회주의적 인간을 효과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이인국은 상업적인 외과 의사로서, 인술(仁術)보다는 권력에 기생하고 돈을 버는 데만 몰두하는 이기주의자이며,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해 가는, 변신술에 능한 (카멜레온을 닮은) 기회주의자(機會主義者)로서 지조나 신념, 공동체 의식이 희박한 변절적 순응주의자로 기회주의자의 전형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이인국의 인생 역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주변 인물(아들, 딸, 일본인, 소련인, 미국인 等)들은 이인국의 생애를 그려내는 데 필요한 소도구의 역할만 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소설 꺼삐딴 리는 1962년 7월 [사상계] 109호에 발표하여 그 해 동인 문학상 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기주의자이며 기회주의자인 전형적 인물을 통해서 사회 지도층 인물들의 그러한 행태를 비판하고 있는 전지적 작가 시점의 단편 소설이다.
전광용의 소설들은 냉철한 사실적 시선을 바탕으로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하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끈질긴 생명력을 추구하려는 일관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전광용은 현장 답사를 통해 확인하는 등 작품 소재의 충분한 소화로 분단의 비극과 우리 나라가 처한 정치. 경제. 문화적 상황을 등장 인물을 통하여 훌륭하게 형상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의 문장 표현은 간결하고 정확하다는 점이 특징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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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삐딴리 - 작품해설 1. 작가 전광용 (全光鏞, 1919 - 1989)
전광용의 호는 백사(白史)이다. 함남 북청 출생으로 월남한 작가이다.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 졸업하였다. 서울대 교수 역임하였다. 1939년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