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된 관심사나 주목대상 아래 비교적 한정된 지역공간에 일시적으로 밀집하여 정동적(情動的)으로 행동을 같이 하는 여러 개인의 모임.
군중을 특징짓는 기초조건으로서 물리적 근접성(近接性)과 기성(旣成)의 상호작용 패턴의 결여를 들수 있다.
물리적 근접성 때문에 군중은 공중(公衆)과는 구별되며, 정서적으로 격앙하기 쉬운 특성이 있다.
또한 상시적(常時的) 조직이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체계를 갖지 않기 때문에 군중은 조직적 집합체나 사회집단과도 구별되어 비조직성·일시성이란 특성을 가진다.
군중현상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되어 고대 그리스나 로마시대에는 역사상 유명한 수많은 군중행동의 기록이 있다.
그러나 군중이란 관념이 역사적인 각광을 받은 것은 19세기 말엽이었다.
프랑스의 사회심리학자 G. 르 봉은 근대사회를 <군중시대>로 특징짓고 사회와 문명의 진보를 위해 주도적 구실을 다해 온 지적 귀족(知的貴族)과 대립되는 인간 집합으로서의 군중을 전적으로 부정적·멸시적인 것으로 인식했다.
근대사회의 새로운 담당자로서 등장한 군중을 그들의 파괴적인 에너지에 초점을 두고 파악한다면, 근대사회의 기본원리인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냉소적이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르 봉의 군중관의 배경에는 19세기 말 크나 큰 사회적 변동에 따른 사회적 불안과 위기, 그리고 사회적으로 대두하기 시작한 근로대중의 거대한 에너지와 운동의 고조 등 역사적 현실로 인해 그의 귀족주의적·부르주아적 입장이 군중에 대한 자의적인 공포와 불신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고도 할수 있다.
르 봉의 군중관은 그뒤 파시즘 이데올로기에 도입되는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근대민주주의의 담당자였던 공중의 이념적 해체에 따라 <새로운 군중>으로 부활한다.
대중사회론이 그리는 <모래와 같은 회색의 대중>이란 르 봉에 의해 개념화된 군중의 오버랩이라 할수 있다.
현대사회는 바로 대중적 규모에서 다시금 군중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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