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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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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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 홍수전의 자살로 마감된 태평천국의 꿈… 기독교로 무장한 농민군의 폭발력이 중국을 흔들다

“상제(야훼 하나님)를 경배하는 사람은 도망가지 않는다. 모두 함께 밥을 먹자!”

19세기 후반 이민족과 유교 사대부 계급의 오랜 압제와 착취에 시달려온 중국 농민들이 이처럼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기치에 매혹돼 무장봉기에 돌입한다. 자신들의 나라를 ‘태평천국’(太平天國), 스스로를 ‘성스러운 병사’(성병·聖兵)로 부르는 등 독특한 기독교적 사상과 구호로 무장한 농민군은 엄청난 열정과 폭발력으로 중국 전역을 14년 동안 뒤흔들었다. ‘태평천국운동’으로 기록된 이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16개성 600여 도시가 파괴되고 모두 2천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태평천국은 비록 부패한 청나라 조정과 서구 제국주의로부터 중국을 직접적으로 구해내지는 못했지만, 그 평등과 해방의 슬로건을 현대 중국에 승계하는 데는 성공한다.

홍수전, 두번의 과거에 낙방한 뒤…

태평천국운동을 이끈 대표적인 사람으로는 홍수전이 꼽힌다. 청나라 말기 비판적 지식인인 그는 농민과 숯굽는 사람, 하급노동자, 광부, 난민 등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에게 체제 변혁의 이데올로기와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로 이 운동의 지도자로 부상했다. 역사가 전하는 그의 일대기는 대략 이렇다.

홍수전은 1813년 광동성 화현에서 중농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24살 때 광주에 나가 과거를 보았으나 낙방했다. 그 직후 중국에 진출해 있던 개신교도에게서 전도용 팸플릿인 [권세양언](勸世良言)을 얻어 본격적으로 기독교에 대해 배우게 된다. 이듬해 다시 두 번째 과거에서도 낙방한 뒤 그는 열병을 앓는다. 이때 40여일을 병상에 누워 지내는 동안 그는 기독교적 이미지와 발상으로 가득 찬 ‘환상’(visions)을 보았다. 여기서 환상은 기독교적인 표현으로서 일종의 꿈 또는 예언적 환상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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