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잡지의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영화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와 치밀한 구성력, 그리고 최첨단 기술, 마케팅 전략에 이르기까지 현대의 어떠한 산업보다도 미국에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전세계의 영화팬들은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영화들을 기다리고 개봉이 되면 어김없이 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할리우드 영화의 영향력이 크게 존재하는 나라이다. 이제는 영화 속의 미국의 모습이나 그들의 언어인 영어가 어색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들릴 정도로 많은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자란 것 같다. 심지어 TV에서 상영하는 대부분의 영화도 할리우드 영화였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는 우리의 커 오는 과정 속에서 함께 변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6.25를 전후하여 주한 미군이 남방 한계선에 진주하면서, 한반도 남쪽의 문화와 정치 그리고 산업 구조는 자연스럽게 미국적인 스타일을 수용하게 만들었고, 미국에 의한 경제․군사적 원조는 이러한 무비판적 수용을 감내하도록 한국인의 심성을 길들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외국의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로 인식되었고 한국의 영화시장은 할리우드에 의해 잠식된 것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 내포되어 있는 이데올로기의 측면을 생각할 때 현재의 한국 영화 구조는 매우 위험하다. 모든 영화들이 감독이나 제작자의 관점에 의해 제작되듯이 할리우드 영화 역시 객관적인 사실의 기록이 아닌 특정관점에서 특정관점에 의한 조작에 대한 환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각종 차별과 미국의 문화를 여과 없이 수용하게 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냉전 시대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미국이 세계의 경찰국가로 위치하는 것도 미국의 막강한 경제, 군사력 이외에도 영화나 소설 등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미국의 문화 속에 종속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통해 들려지는 영어와 그들의 문화 등은 미국에 대한 접근을 더욱 용이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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