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간의 정치적 통합은 어떠한 방식으로 달성될 것인지를 논의하기 앞서 통일, 통합, 그리고 정치통합이 각각 의미하는 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통일과 통합의 의미가 어떤 측면에서 유사성을 갖고 있으며, 또 차이가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면 그만큼 정치통합에 대한 이해가 훨씬 더 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통일에 대해서는 크게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릴 수 있다.①민족을 기본 분석단위로 하여 국가라는 실체만을 그 대상으로 간주된다. ②하나의 민족국가 속에서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살아가는 상태를 창출하는 것이다.
반면에 통합은 둘 또는 그 이상의 국가에 의한 정치적 과정의 제도화로 개념화될 수 있다. 통합은 지역 또는 기능적으로 과거 보다 포괄적인 새로운 체계의 차원에서 새로운 구조와 기능을 발전시키는 개념을 함축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정의에 기초해 볼 때, 통일의 당위성은 민족공동체를 형성하느냐가 그 관건이라고 할 수 있으며, 통합은 이러한 민족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이질적 요소들간의 결합을 통해 하나의 단일체로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통합은 상이한 정치이념하에 독자적인 정치체제를 하나의 동질적 이념과 정치체제하에 단일 국가형태를 형성하는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정치통합이 한 사회내에서 배타적 단일 정치체제를 형성․운영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것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통일의 객관적 조건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