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의 의의
예로부터 해마다 관례(慣例)로서 행하여지는 전승적 행사로 집단적 또는 공통적으로 집집마다 촌락마다 또는 민족적으로 관행(慣行)되는 것이 상례이다.
오늘날 행하여지고 있는 세시풍속은 예로부터 정해진 것은 아니며, 또 옛 문헌에 보이는 것 중에는 이름만 남아 있고, 현재 일반적으로 행하지 않는 것도 많이 있다. 한(韓)민족에 의하여 발생되고 전승되어 오는 고유(固有)의 것도 많이 있지만 외국과의 문화 교류를 통하여 전래된 것도 있고, 또 이 외래의 것도 시대의 변천에 따라 한(韓)민족의 색채가 가미되어 있는 것도 많다.
세시풍속이 행해지는 세시명절은 일상의 날과 구별되는 각별한 날이다. 명절에는 이제까지의 긴장을 풀고 이완을 한다. 이완은 다음을 위한 충전이다. 세시명절은 대체로 다달이 있어 1개월 간격으로 긴장과 이완의 순리를 반복하므로서 주기적으로 다음 생활의 활력과 삶의 탄력을 얻고자 했다.
전통사회에서 우리의 주생업은 농경이었다. 농경의 주기는 세시풍속의 주기와 맞물려 이는 생활의 주기이기도 했다. 세시풍속은 농사의 풍농을 예축·기원·감사하는 의례였으며, 인간 삶과 직결되어 복(福)을 비는 의례였다. 이 때에 즐기는 놀이는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풍요를 기원하는 의존적(依存的) 의미를 그 저변에 깔고 있다.
황폐하여 쓸모없게 된 대지를 폐기시키고, 다시 새롭고 풍요로운 대지로 재생시켜 나가는 풍요제였던 것이다. 곧 일 년을 계절적으로 나누어 고비마다 쇠퇴하고 약화된 우주의 생성력을 촉진하여 인간의 생존력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구실을 하는 것이 세시풍속이었다. 해마다 같은 의례를 반복하는 까닭은 생성력과 생존력을 재생시키기 위한 것이다.
세시명절은 일상의 날과 구별되는 날이다. 이 날 행해지는 세시풍속은 생활의 마디로서 생기를 북돋우고, 생존력을 도모한다. 그래서 세시풍속은 신명을 푸는 축제적인 행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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