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주말, 석가탄신일을 며칠 앞두고 나는 강화도의 전등사를 다녀왔다. 전등사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정족산성(鼎足山城)내에 있는 사찰로 “전등사”라는 이름은 정화공주가 불전에 옥으로 된 등잔을 올린 뒤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전등사가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정족사고가 있기 때문인데, 숙종 4년(1678)에 왕조실록을 장사각에, 왕실족보와 관계 문서들은 선원각에 보관하게 함으로써 전등사는 정족산의 사고를 지키는 사찰로 조선왕조의 도움을 받았던 유적지이다. 강화도는 초등학교 때 소풍으로 다녀온 뒤 처음으로 가는 거라 많은 기대를 가지고 내려갔다. 강화도로 가는 길은 예전에 비해 많이 정비되고, 다리도 생겨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교통 체증이 심하지 않아 막히지 않고 잘 내려갔다.
내가 전등사를 이번 답사지로 선정하게 된 이유는 사찰 자체보다는 사찰과 함께 있는 정족사고가 더 비중을 크게 차지하였다. 국사책에 사진으로 나와 있던 정족사고의 모습은 내 기억 속에 아직까지 선명하게 남아있어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전등사로 향했다. 전등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찾기 힘들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찾아서 주차를 한 뒤, 입장표를 사서 약 5분정도 올라가니 전등사가 보였다. 전등사로 올라가는 길은 호젓하니 조용하게 주변 경관을 즐기며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좋았다. 마침 석가탄신일이 다가와서 그런지 절 입구부터 알록달록한 연등이 수많이 달려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것은 나중에 안 사실인데, 전등사로 들어오려면 단군의 세 아들인 부소(扶蘇), 부우(扶虞), 부여(扶餘)가 쌓았다는 삼랑성(三郞城)을 지나치게 되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들어간 문은 북문이어서 아쉽게도 삼랑성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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